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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서랍

‘네 운명을 사랑하라!’, 니체의 아모르 파티(Amor Fati), 그리고 위버멘쉬(Übermensch) 뜻

by 당당하루 2023. 6. 8.

아모르 파티는 라틴어 'Amor Fati'로서, 영어로는 'Love of fate', 한자로는 '運命愛', 우리말로는 '운명을 사랑하라'로 번역됩니다. 이는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운명관을 나타내는 용어로 그의 영원 회귀 사상의 마지막 결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종종 잘못 해석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니체 사상의 주인공인 초인(超人. 위버멘쉬)과 연관지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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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아모르 파티 '운명을 사랑하라'는 말의 뜻
아모르 파티와 위버멘쉬(Übermensch)
위버멘쉬, 극복한 자, 넘어서는 자
아모르 파티(Amor fati)

 

아모르 파티 '운명을 사랑하라'는 말의 뜻

 

니체가 말한 '아모르 파티(운명을 사랑하라)'는 말의 뜻은 결코 '운명이니까 받아들여라' '저항하지 말고, 체념하고 순응하라'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뜻이 아닙니다. 니체가 사용한 아모르파티(Amor Fati)의 의미는 오히려 이런 허무주의적인 생각과는 대비되는 말입니다. 

니체의 '아모르 파티'는 그의 책 <즐거운 학문>과 <이 사람을 보라>에 나오는데, 본문을 인용해 봅니다.

 

나는 사물에 있어 필연적인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보는 법을 더 배우고자 한다.
그렇게 하여 사물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네 운명을 사랑하라 Amor fati : 이것이 지금부터 나의 사랑이 될 것이다!
나는 추한 것과 전쟁을 벌이지 않으련다. 나는 비난하지 않으련다. 비난하는 자도 비난하지 않으련다.
… 무엇보다 나는 언젠가 긍정하는 자가 될 것이다!
<즐거운 학문>

 

 

인간의 위대함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나의 표현은 아모르 파티(Amor fati)다.
… 아모르파티는 필연적인 것을 그저 견뎌내는 것이 아니며, 그렇다고 감추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모든 관념론은 필연적인 것 앞에서 허위다. 아모르파티는 필연적인 것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 사람을 보라>

 

 

아모르 파티와 위버멘쉬(Übermensch)

 

니체에게 있어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무엇입니다.
니체는 인간을 동물과 위버멘쉬 사이에 걸쳐져 있는 밧줄 위에서 위태롭게 서 있는 존재로 규정합니다. 여기서 위버멘쉬는 독일어 'Übermensch'로서 영어로는 'Overman'으로 번역합니다. 우리는 초인(超人)으로 번역하는데, 여기서 약간의 오해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초인'이라 하면 초능력자를 뜻하는 것으로 오해되기도 해, 원래 니체가 사용한 의미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에 최근에는 원문 그대로 '위버멘쉬'를  쓰거나 '극복인(克服人)'으로 번역하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프리드리히 니체의 사상을 집약한 책이라 할 수 있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관통하는 말이 위버멘쉬입니다. 그리고 위버멘쉬는 니체가 삶의 목표로 제시하는 인간상입니다.

 

 

'위버멘쉬'는 현재의 있는 그대로 모든 것을 긍정할 줄 알아서 고통마저도 자신을 성장시켜 나가는 기회로 받아들이는 존재입니다. 이는 외부의 힘이나 절대자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오직 자신의 삶에 집중해 자신의 힘으로 삶의 가치를 창조해 내는 자를 말합니다.

 

위버멘쉬(Übermensch)를 어원으로 본다면 '넘어선(über) + 사람(mensch)'을 뜻합니다. 즉, (보통 사람, 현재의 나를) '넘어선 사람'을 말합니다. 이는 곧 '아모르 파티(Amor fati)'와도 이어집니다.

 

 

위버멘쉬, 극복한 자, 넘어서는 자

 

니체에게 있어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며, 허무와 권태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항상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넘어서고자 하는 열정을 가져야만 하는 존재입니다. '위버멘쉬'는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을 통하여 끊임없이 더 높은 곳을 열망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필연적으로 고통을 동반하는 일입니다.

 

이때 고통을 엄숙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삶을 도리어 무겁게 만드는 일입니다.

니체는 삶의 고통을 '가볍고 어리석고 귀엽고 활발한 나비'와 같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삶의 문제 앞에서 우린 때로 용감해야 하고, 때로 태연해야 하며, 무엇보다 그것을 비웃을 줄도 알아야 한다"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아모르 파티(Amor fati)! '네 운명을 사랑하라!'입니다.

 

 

춤추는 여자의 흑백사진
춤추다-AGZ

 

아모르 파티(Amor fati)

 

아모르 파티는 자신에 대한 사랑에 다름 아닙니다. 자기 삶과 자기 운명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선언의 말입니다.

이는 '그건 공평하지 않아' '왜 나만이야'이라든가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뭘 잘못했길래' 따위의 수동적인 체념과는 거리가 멉니다.

 

오히려 그것보다는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든 것을 긍정하고 고통마저도 자신을 성장시켜 나가는 기회로 삼아 '여기에서 저기로 기꺼이 건너가려 하는 자' '현재를 넘어서려는 자' 즉 위버멘쉬로 살아가려는 자의 삶의 태도인 것입니다.

 

 

니체는 '옳고 그름'과 '선악'에 대한 기존 가치를 부수고 자신만의 가치를 창조하라고 말합니다.

그 여정에서 어떠한 고통이 주어지든 그 고통마저 즐기며 넘어설 수 있을 때, 즉 극복할 수 있을 때 위버멘쉬가 되고 진정 자신의 운명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러한 의미인 것입니다.

 

자기 삶의 주체가 되어, 자기 삶의 영웅이 되어 사세요. '네 운명을 사랑하라, 아모르 파티(Amor fa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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