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화 현상'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무슨 뜻인지 짐작되나요?
개구리화 현상은 일본 MZ세대, 특히 Z세대에서 유행하는 신조어로 단어 자체로는 '개구리가 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는데, 어떨 때 개구리가 되는지, 어떨 때 쓰는 말인지 한 번 알아볼까요? 개구리화 현상에서 파생된 뱀화 현상도 함께 살펴봅니다.
목차
개구리화 현상 뜻
개구리화 현상 사례
개구리화 현상 유래
(개구리왕자 이야기)
개구리화 현상의 원인
극복 방안
뱀화 현상
마치며
개구리화 현상 뜻
개구리화 현상이란 좋아하던 상대방의 사소한 행동에 갑자기 애정이 식어버리는 현상으로, 왕자라고 여겼던 상대방이 개구리처럼 보인다는 의미에서 생긴 일본 Z세대의 신조어입니다. 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짝사랑하던 사람이 어느 날 나를 좋아하거나 나에게 관심을 보이면 오히려 내 마음이 식어버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요컨대 짝사랑이 실현되는 순간에, 오히려 역설적으로 상대에게서 마음이 멀어지는 것입니다.
이는 2004년 일본의 심리학자 후지사화 신스케(藤澤伸介)가 '내가 좋아하던 상대가 나를 좋아하게 됐을 때 갑자기 애정이 식어버리는 심리'를 가리키는 용어로 처음 사용했다고 합니다.
한편 요즘 일본 Z세대 사이에서 유행처럼 사용하는 개구리화 현상의 의미는 조금 다릅니다. 보다 확장되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 두 번째는 좋아하는 사람의 사소한 행동에서 갑자기 정이 뚝 떨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는 뭐라 설명할 객관적 기준조차 없이 그야말로 상대의 사소한 행동 하나에 매력이 뚝 떨어지며 애정이 식어버리는 경우입니다. 우리말로 '정뚝떨' (정이 뚝 떨어진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일본 언론에 거론되었던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합니다.
개구리화 현상 사례
- 소개팅에서 만난 상대가 마음에 들어 앞으로의 미래를 상상하고 있던 순간. 상대가 계산대 앞에서 할인 쿠폰을 쓰려고 스마트폰을 켰는데 웹페이지가 열리지 않아 허둥대는 모습을 보고 개구리화가 됐다.
- 만나는 사람이 음식점 메뉴판을 보고 '말랑말랑 계란 오므라이스'를 달라고 긴 메뉴 이름을 전부 읽는 모습을 보고 일순간에 개구리화 됐다. 그냥 오므라이스 달라고 하면 될걸 정 떨어져서 헤어졌다.
- 푸드코트에서 식판을 들고 두리번거리며 자리를 찾는 모습에 정이 떨어졌다.
- 옷가게에서 피팅룸에 가는데 한 번에 여러 벌의 옷을 가져가는 모습을 보고 개구리화 됐다
사례에서 보듯 개구리화가 일어나는 건 순식간의 일입니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즉흥적인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개구리라뇨? 왜 하필 개구리일까요? 이쯤 되면 궁금하실 겁니다.
개구리화 현상 유래
'개구리화 현상'이라는 말은 독일 그림형제의 동화 <개구리왕자>에서 기원했습니다. 하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반대입니다. 동화 속에서는 개구리가 왕자로 변신하는 반면, 개구리화 현상에서는 왕자(멋져 보였던)였던 상대가 한순간에 ICK! 개구리로 변해 버리는 것이니까요.
영어 표현 'ick'은
'완전 별로다. 깬다. 짜증 난다'의 의미로서, 이 역시 혐오를 나타내는 말로 개구리화와 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얘기가 옆으로 샜는데, 잠시 어원이 된 <개구리왕자> 동화 살펴보고 갑니다.
그림 형제의 동화 '개구리왕자(The Frog Prince)'공을 되찾고 싶었던 공주는 개구리의 청을 들어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이에 개구리는 황금공을 꺼내주었습니다. 그러나 공주는 공을 받자마자 도망가 버렸습니다.
어느 날 공주가 황금공을 가지고 놀다가 실수로 공을 우물에 빠뜨렸습니다. 공을 꺼낼 방법이 없던 공주는 울고 있었습니다. 그때 개구리 한 마리가 다가와 자기가 황금공을 꺼내줄 테니 함께 식사를 하고 공주의 침대에서 재워줄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그날 저녁 개구리는 공주의 성으로 찾아가 자초지종을 왕에게 말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왕은 공주에게 개구리와 한 약속을 지키라고 명령했습니다. 공주는 하는 수 없이 개구리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개구리를 자신의 침대로 데려갔습니다.
하지만 개구리와 함께 잠을 자는 것이 싫었던 공주는 개구리를 벽에다 내던져버렸습니다. 순간 개구리는 멋진 왕자로 변신했습니다. 개구리가 실은 못된 마녀의 저주로 변한 이웃 나라의 왕자였는데, 공주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같이 침대에 누운 덕분에 저주에서 풀려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 후 왕자는 공주에게 청혼을 하고, 둘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개구리화 현상의 원인
상대방의 사소한 행동에 마음이 식어버리는 현상, 개구리화 현상은 SNS로 완벽한 모습 추구하는 Z 세대의 특성이 반영돼 있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Z세대는 10대 초반에서 20대 후반까지의 청년층으로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간관계를 형성하면서, 상대방의 단점을 발견하고 이에 반응하는 행동 양식이 기존과는 달라지고 있다.' '개구리화 현상'에 납득할 만한 의학적, 과학적 원인은 없다.' 등이 그것인데, 원인은 개인의 성격이나 기질에서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낮은 자존감'입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라고 생각해 '나처럼 보잘것없는 사람을 좋아하는 상대'를 보며 상대방도 별 볼 일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해 애정이 식는다는 설명입니다.
다르게는 낮은 자존감이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으로 작용해 '상대방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회피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이는 발달심리학자 매리 애인스워드의 4가지 애착 유형 중 하나인 회피형 이론과도 상통하는데, 즉 영아기에 부모에게 감정표현을 했다가 배척당한 공포를 갖고 있는 사람은 성인이 된 후에도 누군가를 사랑할 때 자존감 부족으로 관계에서 도피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다른 이유로는 요즘 세대의 인간관계에서 원인을 찾기도 합니다.
와세다대 문학학술원의 이시다 미츠루 교수는 "과거 연인이나 친구 관계는 다툼을 반복하면서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나갔지만, 2000년대 이후 들어서면서부터는 상대에게 자신의 취약한 부분을 보이지 않으려는 경향이 심화됐다"면서, "요즘의 친구 관계에선 자신의 가치를 유지하지 않으면 동료라는 고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불안이 있는데, 이러한 것이 연애 관계에 적용돼 개구리화 현상이 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한편 개구리화 현상을 MZ세대의 특수성이 반영된 현상이라고 분석하는 견해입니다. 요즘 세대는 SNS를 자주 사용하는 만큼 지나치게 이상적인 사람으로 보이려는 경향이 있고, 내가 완벽하게 보여야 하는 만큼 상대도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주 사소한 것에서도 마음이 급격히 식어버리는, 소위 개구리화 현상을 겪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요즘 Z세대는 이전 시대에 비해 관계를 맺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일단 사귄 뒤 상대의 단점을 알게 되면 헤어지는 경우가 늘어나다 보니, 이 또한 원인이라는 견해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다양한 매체에 비치는 '완벽한 남자'들에 익숙해져서 이와 상반되는 행동을 보면 단숨에 정이 떨어진다는 추측입니다. 개구리화 현상이 주로 여성들 사이에서 쓰이는 용어임을 감안한 해석인 것 같습니다.
극복 방안
'개구리화 현상'에 대한 대응책, 혹은 해결책으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이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라는 것입니다. 자신을 사랑할 수 있어야 상대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고 또 사랑을 받아들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자존감과 관계가 없는 경우, 진짜 사랑을 해보라는 권유도 있습니다. 먼저 내가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호감이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상대방도 똑같은 사람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상대의 다양한 모습을 알아가고 이해하려는 열린 자세를 갖는 것 등이 극복 방안으로 거론됩니다.
뱀화 현상
한편, 개구리화 현상에서 파생한 말로, 반대의 의미로 쓰이는 '뱀화 현상'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는 일본의 인플루언서 부부가 만들어 낸 용어로 '좋아하는 상대방의 못난 행동까지 좋게 보이는 심리'를 뜻합니다. '개구리를 잡아먹는 뱀'에서 착안해 붙인 이름이라고 하는데,' 상대의 결점(개구리)을 포용하는(잡아먹는) 뱀'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틱톡을 이용하는 젊은 층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요컨대 상대의 실수나 어수룩한 모습까지 사랑하는, 우리 말로는 '콩깍지가 씌인 것'이나 '제 눈에 안경'과 비슷한 형태를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뱀화 현상과 관련해 "이는 드문 현상이 아니고, 기존 세대에서는 오히려 일반적이라고 생각했던 인간관계 방식"인데, "다만 젊은 층이 이를 신선하게 느껴 유행어가 된 사례"라고 분석합니다.
음... 뱀이라는 단어가 좀 징그러운데, 단어의 뜻은 오히려 푸근하니 개구리화의 아류로 등장한 억지 용어인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개인적 생각)
마치며
요즘 세태나 용어들을 살펴보다 보면 많은 것들이 자존감과 연결돼 있음을 알게 됩니다. 개구리화 현상이나 뱀화 현상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그 이면은 각각 낮은 자존감과 단단한 자존감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개구리가 될지, 뱀이 될지… 결국 상대가 아닌, 나의 문제인 것입니다.
♠ 함께 보면 좋은 글 ♠
▼'fwb' 뜻, 'ons' 'nsa' 'ltr' 뜻까지!
▼ 퀴어, LGBT, LGBTQ, LGBTQIA, LGBTQIAP 뜻과 헤테로섹슈얼, 시스젠더, 앨라이까지
▼ 서브컬쳐? 서브컬처! 뜻과 유래, 특성 제대로 알기
▼ 베이비부머, 베이비붐 세대의 뜻과 특징!
▼ [MZ 신조어 줄임말 모음] '갑분싸' '누물보' '분조카 (분좋카)' '윰차' 뜻
▼ 케미? 캐미? 케미가 좋다? 뜻!
▼ '너드' '너드미' '너드남' '너드녀' 뜻
▼ '플랙스, 플렉스(flex)' 뜻
참고자료 : 두산백과 | 시사상식사전 | 아시아경제 | 경향신문 | 시선뉴스
'용어서랍'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폴리아모리(Polyamory) vs. 모노가미(Monogamy),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로 알아 봅니다 (0) | 2023.11.16 |
---|---|
'fwb' 뜻, 'ons' 'nsa' 'ltr' 뜻까지! (0) | 2023.09.13 |
약지? 소지? 다섯 손가락 이름 제대로 알기 | 한자, 영어 이름까지 (0) | 2023.08.30 |
앰비언트 음악(Ambient Music) 뜻과 느낌, 용도 (0) | 2023.07.24 |
서브컬쳐? 서브컬처! 뜻과 유래, 특성 제대로 알기 (0) | 2023.06.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