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bbw', '비떱'이라는 말 들어보셨는지요? 영어 줄임말이다 보니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지만, 그러나 이 단어는 여성의 미(美)에 대한 요즘의 트렌드를 반영한 말이기도 해서 알아둘 만합니다. bbw(비떱) 갤러리까지 출현한 요즘, bbw(비떱) 뜻과 의미 알아봅니다.
bbw? 비떱이 뭐지?
BBW은 'Big Beautiful Woman'의 줄임말입니다. 온전한 영어 단어만 들어도 감이 오지요? 그렇습니다. big beautiful woman, bbw, 비떱은 덩치가 크고 아름다운 여성을 말합니다.
오래전 중세의 성화나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만 봐도 여성의 아름다움은 풍만한 육체였습니다. 소위 글래머 스타일이 환영받았죠. 그러던 것이 언제부턴가 '말라깽이(비화의 의미로 쓰는 건 아님)'가 미의 기준이 돼서 프로아나(거식증)족까지 등장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패션산업이 만들어낸 왜곡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만 어쨌든 그 과정에서 여성들은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다이어트에 목을 매게 되었고, 우스갯소리는 '여자는 평생 동안 다이어트한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얘기가 옆으로 샜는데, 다시 돌아가서 'bbw', 즉 여성의 커다란 육체 앞에 '아름다운'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 단어의 등장만 봐도 미의 기준이 바뀌거나, 적어도 붕괴 내지는 와해되고 있지 않나 가늠해 봅니다. 말랐건 뚱뚱하건, 잘생겼던 못생겼건 저 자신 타고난 모습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을 때 행복한 삶이 가능하다는 자명한 이치에서 볼 때, 미의 기준 여부를 떠나 'bbw' 단어의 출현은 환영할 일입니다.
'bbw' (비떱) 갤러리
그러나 'bbw' 본래의 의미가 어떠하든, 우리나라에서 bbw가 다분히 '성(性)'적인 면에서 언급되며 남성들 사이에서 왜곡되어 회자되는 것 같습니다. 디시인사이드에는 'bbw'갤러리라는 코너가 있는데 거기에 올라오는 글들을 훑어보면 풍만한 육체를 가진 여자와의 성적 행위를 언급하는 내용이 많아 개운치가 않습니다.
어디선가 읽은 글에서는 미국인들 사이에서 'bbw'는 그냥 '풍만한 육체의 예쁜 여자'라는 뜻이기 때문에 당사자가 들어도 전혀 기분 나빠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말 '비떱'은 어감 자체도 떱떱할뿐더러, 실제로도 성적인 면만 부각해 사용되는 듯합니다.
거리와 광고에서 만날 수 있는 bbw 여성들
거리에서 만난 bbw 여성이야기
일전에 광화문 앞 근처를 지나는데 앞에서 오는 여자(아랍권 여성) 분이 키가 크지도 날씬하지도 않은데, 아래위 모두 몸에 착 붙은 그야말로 레깅스 같은 옷차림을 하고 지나서 나도 몰래 눈이 휘둥그레 해진 적이 있었습니다.
너무나 리얼해서 보는 여자가 민망할 지경이었습니다.(처음 느낌)
그녀는 앞에서 오고 있고, 나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에 교차하는 순간은 아주 짧았지만, 깊은 인상(내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녀의 몸은 너무도 적나라했고 반면 자세와 표정은 너무도 당당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멋있었습니다.(나중 느낌)
열 발 자국쯤 지나갔을 때, 뒤돌아 보았습니다. 하마터면 '저...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쫓아가 요청할 뻔했습니다. 그녀 곁에 동행이 없었더라면 정말 대시해 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건 나 자신, 기존의 인식이 한순간에 깨지는 충격 같은 경험이었기 때문입니다.
광고에서 만나게 되는 bbw 여성들
이런 bbw의 모습을 요즘 또 광고에서 자주 만나게 됩니다. 광고야 상업적인 마인드로 접근하는 것이니 맹목으로 동조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하나의 트렌드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수요가 있으니 파는 것이고 광고를 하는 것이니까요.
중국의 온라인 쇼핑업체 테무(티무. temu) 광고에는 bbw가 자주 등장하는데, 그래서인지 이젠 더 이상 이상하지도 않습니다. 괜히 우리나라 사람들만, 유교의 틀을 벗지 못해 이상하게 생각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한편 일각의 의견으로는 요즘 bbw는 패션 및 미용 업계에서 빠르게 주목하고 있는 전문용어, 타깃 중 하나라고 합니다. 그래서 기존에 슬림한 체형만을 강조했던 패션 트렌드에서 변화해, 많은 브랜드들이 bbw 모델들과 협업하며 다양한 몸매를 반영한 의류를 생산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뷰티 산업의 다양성만이 아니라 미의 표준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주리라 봅니다.
마치며
몸이 보여주는 시각적인 자극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유튜브만 봐도 보일락말락하는 상반신 하나로 채널을 이끌어가는 여자들도 있으니, 모든 것이 무기가 되는 자본주의사회에서 bbw가 실제로 어떻게 작용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일 것입니다.
다만 광화문 거리를 당당하게 걷던 그 여성처럼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 또한 당당하였으면 합니다. 시대에 따라 변하는 미의 기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 'Human Being' 그 자체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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