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원의 한 가정집 냉장고에서 영아 사체 2구가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듣는다.
2018년과 2019년 각각 출산해, 생후 하루 만에 살해해 자신의 집 냉장고 냉동실에 보관해 왔다는 여자, 어린 자녀들이 셋 있고, 생활이 팍팍해 살기가 힘들어서 그랬다 한다.
'그랬구나! 그래서 죽였구나! 오죽 힘들었으면 제 몸으로 열 달을 키운 생명을 낳자마자 목 졸라 죽였을꼬?'
이해해 보려 용을 써 본다. 그러나 용서되지 않는다.
제 몸에 담아 열 달을 기른, 함께 숨 쉬고 함께 나눠 먹으며 한 몸이었던 제 숨, 제 피, 제 살이었던 새끼 아닌가.
그것들을 어찌 제 손으로 죽일 수 있단 말인가? 저항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숨을 놓았을 아기들을 생각하니 숨이 막힌다.
2.
여자는 대체 어떤 사람인가?
어떤 마음, 어떤 정신을 갖고 있는 사람이길래 그 여린 것들의 목을 조를 수 있었으며, 그러고서 4년 7개월, 제 집 냉장고에 보관할 수 있었단 말인가?
매일 여닫는 냉장고 아닌가?
저와 제 식구들 입으로 들어갈 식재료를 보관하는 곳이 또 냉장고 아닌가?
한 번 펄럭일 때마다 가슴이 철렁하지 않던가?
어린것들이 어느 구석에서 눈 말갛게 뜨고 쳐다볼 것 같지 않던가?
불현듯 '엄마!' 라고 쉰 목소리로 부를 것 같진 않던가?
슬프지 않던가? 아프지 않던가? 음식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던가?
그러고서도 제 정신으로 4년 7개월을 살아온 여자가 참으로 대단하다.
아니 소름끼친다.
3.
천으로 싸고 다시 검은 비닐로 꽁꽁 싸서 냉동고에 처박았다 한다.
그렇게 감춰버리면 있었던 일이 없던 일이 되는 것처럼, 여자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매일 냉장고 문을 열어 식재료를 넣고 꺼내고 요리를 했을 것이다.
남편에게는 낙태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글쎄... 남의 집 가정사야 시시콜콜 알 수 없는 일이지만, 한 집에 살면서 불러오는 배를 어찌 감출 수 있었을까? 싶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낙태가 불가한 임신 후기의 몇 달들을 어찌 감쪽같이 숨길 수 있겠는가?
점점 불러왔을 배를 '낙태'로 눙칠 수는 없는 일이다.
4.
사건은 6월 21일 경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드러났다.
발단은 지난 3~4월 감사원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 대한 감사과정에서 출생 직후 예방접종은 했지만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의심 사례가 있음을 파악했고, 이를 지난달 25일 보건당국에 통보했다.
이후 복지부로부터 감사 자료를 전달받은 수원시가 현장 조사에 나섰지만 여자가 거부하자 이달 8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강제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21일 오후 2시쯤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자택 냉장고에서 시신 2구를 발견했고, 현장에 있던 여자를 긴급체포했다.
냉장고(냉동실)에서 발견된 영아는 각각 2018년 11월, 2019년 11월 출생된 남녀 1명이라 한다. 생후 1일.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영아 주검에 대한 부검을 의뢰한 상태이고, 한편 여자의 남편 등을 상대로 조사 중이다. 여자는 현재 유치장에 입감된 상태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락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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